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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사랑의 계절이 다 지나기 전에
2023-01-19

12월, 성탄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이 계절에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혼자서 또는 다른 사람과 함께,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실지 궁금합니다.


아프리카의 보석 또는 인도양의 보석이라 불리며 많은 이들의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잔지바르섬’이라는 곳입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새하얀 모래사장으로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노예무역이라는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은 하루 600원 이하의 생활비로 살아가는데, 일자리를 찾아 잠시 섬을 찾았다 떠나버리는 사람이 많아 보호자 없이 홀로 생계를 책임지는 어린 가장이나 한부모가정이 많습니다. 생활이 어려우니 아파도 제때 병원에 가지 못하는데, 그래도 아프면 갈 수 있는 병원이 ‘음나지모자병원’입니다. 국립병원이지만, 열악한 여건 탓에 충분한 약도, 시설도 갖추지 못하고 있고, 의료진도 부족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쉽게 고치는 병도 이곳에서는 치료하기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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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성탄절이 되면, 이 병원에 작은 천사들이 찾아옵니다. 바로 프렌즈의 아동 결연과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꿈을 키워가는 친구들입니다. 아동 병동에는 약 120명의 아이들이 입원해 있는데, 이 중에는 병원을 집처럼 생활해온 아이들도 있습니다. 오랜 입원 생활에 친구가 되어줄 장난감이나 책 한 권 없이 지내는 안타까운 상황을 알게 된 아이들이 기특하게도 어린 동생들을 위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선물을 준비해서 병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운 환경에 무언가를 나누는 경험을 거의 할 수 없었던 아이들은 그 시간을 참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으로 간직했고, 매해 병원을 다시 찾는 발걸음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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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은 아이가 가장 잘 알기 때문일까요? 아이들은 동생들의 마음에 쏙 드는 선물들을 찰떡같이 준비하곤 했습니다. 최근에는 포실포실 귀여운 강아지 인형 가방을 선물했는데 이 가방이 아이들의 마음을 몽땅 빼앗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병실은 아이 반, 강아지 반이 되기도 했지만요. 필통, 색연필, 공책, 블록 장난감, 간식도 선물하고 영유아들에게는 기저귀와 예쁜 속옷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커다랗고 동그란 눈으로 선물을 받으며 신이 나서 잠시라도 아픔을 잊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니 모두가 행복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아이들의 기특한 발걸음을 응원하는 손길도 더해졌습니다. 소식을 들은 후원자들께서 동참하기 시작했고, 크리스마스 나눔을 넘어 3명의 치료비를 후원하고, 10명의 아이들을 위한 약과 물품을 후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이들은 올해도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시 만나면 더 많은 선물을, 더 많은 웃음을, 더 많은 시간을 즐겁게 놀아주고 오겠다고 말이죠. 1년 중 크리스마스 하루만이라도 아픈 동생들을 웃게 해주고 싶었던 아이들의 작은 바람은 어느덧 결코 작지 않은 선물이 되었습니다. 올해도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아이들의 손을 잡고 다시 가려고 합니다. 아이들은 벌써 설렘에 하늘을 붕붕 날아다닐 듯 즐거워하네요. 작은 선물 하나로 온 세상을 얻은 것처럼 기뻐하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을 올해도 어서 빨리 보고 싶습니다. 


이 성탄의 계절, 여러분은 누구의 손을 잡고, 또 어떤 이에게 선물을 전하고 싶으신지요? 이 사랑의 계절이 다 지나기 전에, 그 주인공을 꼭 찾으실 수 있기를 바라며, 성탄의 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에게도, 여러분의 주인공에게도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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