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이 시작된 것도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추운 겨울에 움츠려있던 꽃망울들이 하나둘씩 피어오르는 생명의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라오스의 프언밋 학교에서도 새싹과 같이 쑥쑥 자라나는 아이들의 즐거운 소리가 가득하다고 하는데요, 라오스 소식을 두 번에 걸쳐 나누려고 합니다.
프언밋 학교 본관 모습
싸바이디(안녕하세요)! 라오스 프언밋에서 인사드립니다. 프언밋 학교는 2017년 개교하여 6년차가 되는 학교입니다. 처음에는 중학교 1학년부터 시작했는데, 이제 고등학교 2학년까지 개설이 되었고, 어느새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모두 있는 학교로 성장하였습니다. 프언밋 학교는 특히 가난하여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여러가지 이유로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가정의 아이들에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후아두와 아버지
그렇게 교육을 한 결과, 6년째 재학 중인 고등학생들은 정말 많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 중, ‘후아두’라는 학생은 처음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라오스의 공용어인 라오어를 몰라 자기 이름도 못쓰던 아이였지만, 지금은 우돔싸이도 경시대회에서 1등을 할 정도로 성장하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학생이 되었습니다. 15살이면 시집을 가야 하는 소수 종족 출신인 ‘유아’는 벌써 결혼을 강요받을 나이지만, 고등학교 졸업뿐만 아니라 대학 진학이라는 목표를 그릴 수 있도록 부모님의 생각 또한 변하게 되었습니다.
프언밋 학교가 특별한 이유가 또 있습니다. 다른 학교에서 문제아로 전학을 온 아이들이 이곳에 오면 변화된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도움이 필요한, 소위 ‘문제아’라고 불리던 아이들을 상담해보면, 가정 안의 여러 가지 문제와 사춘기 시기가 맞물려 본인 스스로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라오스는 어떤 제재나 법이 없어서 학생들에게 술과 담배를 판매하는 것이 자유롭고, 심지어 알약으로 유통되고 있는 마약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아이
그래서 프언밋 학교는 청소년 시기에 방황하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기숙사 생활을 권유하고, 올바른 가치관으로 운영되는 공동체 생활을 통해 그들의 삶이 변화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렇게 기숙사에는 가난한 아이들, 기독교 아이들 그리고 마음이 아픈 아이들까지 함께 생활하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특히, 산마을 아이들이 소식을 듣고 찾아오기도 하는데, 그 아이들의 경우, 집이 너무 멀어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합니다.
현재 기숙사 정원은 30명인데, 52명의 아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한 방에 5명 정도가 생활하기 알맞은데, 지금은 7~8명의 아이들이 지내고 있어 많이 불편할 텐데도, 늘 밝게 웃으며 지내는 아이들이 참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일단 옥상에 증축을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이들이 더욱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기숙사 한 동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 다음 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