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은 '케냐'라고 했을 때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동물의 왕국 '사파리’, 케냐AA커피, 마사이족, 영화 ‘아웃오브아프리카’, 혹은 배고픈 아이들의 모습… 이 모든 것이 케냐의 모습이 맞습니다. 하지만, 케냐에 여행 와서 수도 나이로비에 도착하시면 생각보다 발전된 모습에 깜짝 놀라실 겁니다. 그러나 수도를 벗어나 시골로 가면 여러분이 생각했던 모습이 펼쳐집니다.
 
 
케냐는 동아프리카의 중심에 있으며, 우간다, 탄자니아, 르완다, 부룬디, 남수단, 에티오피아에 접해있고, 대한민국 크기의 약 6배에 해당하는 면적에, 높은 산과 바다가 접해있고, 사막과 비옥한 고원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 국토의 8.9%만 경작할 수 있으며, 관광업은 이들에게 주요 산업입니다. 이전에는 목축업에 종사하던 이들이 많았는데, 가뭄으로 목축지가 줄어들면서 여러 종족 사이에서 폭력적인 충돌도 자주 일어나고 있어요. 점점 부족해지는 물, 커지는 빈부격차, 부패의 만연, 급속히 확장되는 도시 슬럼, 늘어나는 거리 아동들, 에이즈 환자, 테러 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있는 '키베라(Kibera)‘는 세계 3대 슬럼 중 하나이며, 아프리카 최대 슬럼가로 알려진 곳이에요. 나이로비 도심에서 남서쪽으로 5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여의도의 약 2/3 정도의 크기로 약 1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모여 살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어요.
키베라는 1800년대의 끝 무렵, 케냐가 영국 식민지가 되자 영국 정부에 의해 모집된 용병들이 나이로비에 정착할 땅을 받았고, 그 후손들이 살고 있는 곳이에요. 또한, 일자리를 찾으러 온 시골 사람들,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난 이들, 에이즈 환자들, 생계를 위해 성매매를 하던 젊은 엄마에게 태어나 다시 부모의 삶을 대물림하고 있는 이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이곳은 이사 가고 이사 오는 사람들이 늘 있지만, 전체 인구수는 늘어가고 있답니다. 키베라는 쉽게 도시의 삶을 살아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주지만, 동시에 수많은 범죄와 갈등을 빚어내기도 합니다. 케냐 사람들뿐만 아니라, 경찰들도 그곳은 위험하니 자신들이 보호 차원에서 동행해야 한다고 말하는 곳이죠.
이곳은 식수, 위생, 의료, 치안, 교육 등 살아가면서 필수적으로 마련되어야 하는 생활 여건들이 매우 열악합니다. 이곳은 가정마다 화장실이 없어요. 플라잉 토일렛(Flying Toilet)이라고 해서 비닐봉투에 볼일을 보고 집 밖으로 던져버립니다. 오물과 쓰레기들이 쌓여 걸을 때마다 출렁거림이 느껴지는 길을 만들었고, 이로 인해 악취와 전염병도 끊이지 않죠. 최근에 한 NGO에서 화장실도 지어주고, 샤워장도 만들어 주었지만, 이 넓은 키베라에, 얼마나 늘어나고 있는지 헤아릴 수도 없는 인구수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입니다. 게다가 유지, 보수를 위해 그곳을 이용할 때마다 돈을 내야 하는데... 매번 돈을 내며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아이들은 태어나 자라고, 학교에 가야 합니다. 저희는 키베라에 있는빈민 학교와 마을의 운영 지원을 돕고 있습니다. 프렌즈와 결연된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기 위한 제반 비용들을 지원받을 수 있지요. 교육은 아이들의 삶과 사회가 변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학비 지원, 급식, 교복 및 신발, 학용품 그리고 특별 활동을 제공하고 있답니다.
코로나 이전에 결연 아동들과 나이로비의 국립박물관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날 인솔한 학교 교사들도 그곳이 처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 선생님은 키베라에서 성장한 분이기도 합니다. 당장 '한 끼'가 중요한 이들이 자기들의 역사를 돌아보고, 야외 견학을 할 기회가 평생 몇 번이나 주어질까요?
※ 다음 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