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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내일은 우리의 시간이 아닙니다
2021-07-20


한 아이가 강물에 빠져 수색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3시간 만에 시신이 되어 발견된 아이의 이름은 ‘알리 리’. 이번에 새롭게 추천되어 결연을 기다리던 아이였습니다. 너무나 충격적인 소식에 가슴에 큰 돌덩이가 던져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눈물이 흘렀습니다. 알리를 만난 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아이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알리는 앞을 거의 못 보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도서관에 왔었습니다. 도서관 등록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해맑게 웃으며 접수하고, 결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며 그렇게 기쁜 시간을 보내고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사고 전날, 가슴에 도서관증을 달고 알리가 친구들과 함께 도서관에 왔습니다. 이용하려면 아직 2개월이나 남았지만 먼저 온 것입니다. 악수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다시 만나자고 인사하고 떠났는데, 그게 마지막 인사가 될 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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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의 무덤



조문을 위해 알리 집을 찾아갔습니다. 이슬람식 장례로 알리의 시신은 이미 묻혔지만,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찾아간 그곳 분위기는 저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게 했습니다. 자식을 잃은 마음이 얼마나 클까요? 하지만 알리의 부모님은 울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저희 옆에 앉아 어린아이의 젖을 물리고, 아버지의 얼굴은 슬픔과 절망이 가득 차 있었으나 그 감정이 터져 나오지 않는, 뭐라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모습이었습니다.


아버지에게 위로를 전하며 알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자, 아버지가 마음을 열어 속마음을 꺼내 놓기 시작했습니다. 알리가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이였다는 것입니다. 밤이 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자신의 손을 잡고 다니며 아버지를 인도했던 착한 아들이, 자신의 눈이 되어 주던 아들이 이젠 불러도 올 수가 없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머리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울며, 마음속으로 기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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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의 모습 



아들을 잃고도 마음껏 소리 내어 울 수 없던 아버지의 무표정하고 무기력한 모습은 더 큰 슬픔이 되었습니다. 후원자를 기다리며 준비해놓은 아이의 환한 웃음이 담긴 액자는 누구에게 전달되어야 할지 갈 곳을 잃은 채로, 아이의 짧은 인생 기록과 함께 그렇게 남겨졌습니다.


후원 행사를 준비하던 도중 들려 온 알리의 소식은 저희 모두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남겼습니다. ‘조금만 더 일찍 서둘렀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기억을 안고 떠나진 않았을까..’하는 후회도 남았습니다. 그리고 곧 깨달았습니다. 내일은 우리의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무언가 나눌 힘이 있다면, 지금 시작하세요. 

사랑으로 이 아이들을 웃게 할 한 사람, 바로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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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의 동생 체르노 



* 이제 알리의 동생 체르노가 프렌즈의 결연 아동이 되었습니다. 프렌즈는 해외 14개국 30개 사업장에서 아동결연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결연 아동에게는 교육, 학비 지원, 영양급식, 기초위생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됩니다. 가난과 질병, 조혼과 노동 등 감당하기 힘든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는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실 후원자님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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