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매년 이때가 되면 우리는 새로운 꿈과 소망을 이야기하고, 그 소망을 이룰 작은 실천을 생각해 보곤 합니다. 소망하는 미래, 꿈꿀 수 있는 내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하고 행복한 일입니다. 여러분은 행복을 어떻게 정의하시는지요? 세바시 강연에서 고명환 작가는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행복하려면, 내가 가고 싶은 시간에, 가고 싶은 장소에, 가고 싶은 사람과 갈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이 행복을 누리고 계신지요? 이제부터 그런 행복이 무엇보다 간절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그들의 또 다른 이름은 ’난민‘입니다.
2010년 12월 한 튀니지 청년의 억울한 죽음에서 촉발된 아랍의 봄 혁명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봉기였습니다. 결국, 튀니지 정부는 무너지고 주변 이슬람 국가에 큰 영향을 미쳐서, 이집트 혁명, 리비아 내전, 알제리, 모로코, 레바논 그리고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전쟁이 일어나게 됩니다. ‘재스민 혁명’ 또는 ‘아랍의 봄 혁명’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1,400년 이슬람 역사 속에서 찾아보기 힘든, 민중 스스로의 혁명이며, 이로 인해 이슬람 국가들을 뒤흔드는 대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중동 아랍에 봄이 왔을까요? 오히려 민족 간의 대립과 갈등이 테러와 전쟁으로 치닫게 되어 사회 전 분야에 혼란과 혼돈이 일어납니다.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 사상이 급격히 확산되고,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코란 위에 이상적인 이슬람 국가를 세우겠다는 욕망을 품고 샤리아(이슬람교 기본법)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핍박하고 죽이며 재산까지 몰수합니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이 튀르키예와 레바논, 요르단, 이집트와 전 유럽으로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시리아의 경우 전체 인구 중 50%에 해당하는 약 1,100만 명이 전쟁 난민이 되어 주변 나라와 유럽으로 흩어졌고, 시리아와 이라크뿐만 아니라 리비아와 수단, 예멘, 아프가니스탄과 이란 사람들까지 튀르키예를 통과해서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 대이동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국들과의 전쟁으로 인해 그 숫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유럽 중 가장 많은 난민을 받아들인 독일은, 현재까지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포함하여 약 400만 명이 거주하는 난민들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무슬림 인구 급증과 함께 생긴 “유라비아”(유럽의 이슬람화), 이슬람 포비아(이슬람을 향한 공포와 두려움)와 같은 부정적 시선과 혐오에 자국 내 경제위기와 실업증가까지 더해져 결국 유럽 국가들은 더이상 난민을 받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그래서 난민들은 육로가 아닌 배로 지중해, 에게해를 통해 유럽으로 향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익사하거나 입국 거절로 본국으로 송환되는 일이 종종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일터 공동체에서 시리아 난민들이 만든 천연비누
난민 구호 활동은 유엔도 적절한 해결법을 찾지 못하는 난제입니다. 재정과 인력이 한없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희 팀 안에서도 복음이 먼저냐 빵이 먼저냐로 갈등이 있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전쟁 가운데 부모를 잃은 아이들, 폭격으로 인해 집이 무너져 장애를 입은 사람들, 절망적인 눈빛으로 거리에서 구걸하거나 공장에서 안전 장비 없이 생계를 위해 일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정말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났습니다. 절망의 눈빛이 희망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싶었습니다. 이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진심 어린 관심과 사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잃어버린 한 영혼을 찾으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으로 그들을 전심으로 섬기기 시작했고, 마침내 ‘난민들을 위한 일터공동체’ 센터를 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꿈과 소망을 심어주는 교육을, 부모들에게는 직업교육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는 공동체입니다. 센터의 원칙은 모든 일을 자발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난민이기에 늘 도움을 받는 일이 당연하고 익숙해 있던 이들의 생각과 습관을 변화시키는 일은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인내하고 기다렸습니다. 원조만으로는 이들의 생존과 삶을 안정적으로 지속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한 지금은, 우리의 진심을 온전히 이해하고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했습니다. 불평과 원망이 많았던 난민들이었지만, 이제는 주인의식을 갖게 되었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성경적 원리를 기반으로 센터가 운영되기 시작하여 현지인 제자들에게 리더십을 이양할 수 있는 은혜가 있었습니다.
- 다음 호에 계속